[자기 색깔 찾기]
안녕하세요? 갓 중간고사가 끝나고 완연한 봄의 캠퍼스와 그러한 캠퍼스를 누비고 있을 여러분의 젊음이 그리운 영어영문학과 02학번 선배입니다. 저는 2010년 졸업 후 현재는 ㈜두산 정보통신 HR팀에서 대졸신입 채용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사회경험이 많이 부족하고 미숙하지만, 여러분들이 겪고 있을 어려움을 조금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그리고 한 기업의 채용 담당자로서 미약하지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적어봅니다.
1. 첫 번째 취업 그리고 좌절
2009년, 지금의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 여러분과 다름이 없던 저 역시 직장을 얻기 위해 수 많은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서류 전형의 문턱을 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취업스터디를 준비하고, 취업한 선배들을 찾아서 조언을 구하는 전형적인 취업준비생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달 간의 사투 끝에 다소 행운이 따라 대기업 “취뽀”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취업의 기쁨도 잠시 일을 하던 중 곧 저에게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취업과정에서 내가 “무슨 일”이 잘할 수 있을 지, 그 일을 즐길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을 간과한 채 무턱대고 현실적 취업이란 목표를 이루고자 했던 제게 뒤늦게 찾아온 성장통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막막하고 불안했던 마음보다 더 아프고 힘들게 느껴졌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비단 저 혼자만이 느꼈던 것이 아니라, 인문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고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의 여러분은 단순히 좋은 직장, 높은 연봉만을 바라고 있으신 건 아닌가요?
2. 좌절을 이겨내고 받아들이기
학생과는 다른 직장인으로서의 직무/직업에 대한 고민을 한다는 것은 더욱 제한적인 현실 속에서 문제를 마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직장인의 안정적인 길을 포기하고 무엇인가 새롭게 도전하는 것과 학생 시절 수많은 가능성을 놓고 고민하는 것과는 선택의 폭이 너무나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현실을 수긍하고 주저 앉기엔, 저에게 일의 적응력이 정신적으로 힘들었기에 무엇이 문제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주변 선배들의 조언을 구하려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직장인의 이점을 이용하여 사내 다양한 직무에 대해 찾아보고 무엇이 나에게 적합한 업무인지 고민할 수 있었고, 인사(HR)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주말, 평일 퇴근 후 시간 날 때마다 학교를 찾아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였습니다. 이직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약 반 년이 넘는 시간을 준비한 끝에 두산 그룹 신입공채에 합격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직장인이라는 환경 속에서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육체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뚜렷하고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노력했기에 스스로 자신은 있었습니다.
3. 나의 색깔, 그리고 나의 꿈
현재 직장 생활 3년 차에 접어들고 있는 저는 아직 사회 경험도 짧고 부족한 “사원”입니다. 다만 누구보다 “즐겁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점은 후배님들께도 자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창시절부터 사람 만나고 활동하는 것을 좋아했고, 학생회활동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른 학우들을 위해 하는 일에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저는 좋아하는 일은 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많은 고민 끝에 인사쟁이로 살고자 목표를 세웠고 약간의 행운이 함께하여 현재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색깔은 ‘나의 열정과 긍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열정과 긍정은 제가 회사를 즐겁게 다니는 원동력이 되기도, 저 스스로의 목표를 이루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제 주변의 많은 분들께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삶을 지속할 수 있다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멋진 멘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 혹은 기업에서 얼마만큼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런 멘토가 되는 것이 제 삶의 큰 목표이자 꿈입니다. 여러분들의 꿈은 무엇이며, 지금 당신의 색깔은 무슨 색입니까?
4. 인사담당자로서 전하고 싶은 말
사실 2년 전 처음으로 인문대학 취업수기를 작성하였을 때와 지금의 저를 비교하면 사고의 폭과 경험이 크기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이나 변함없이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스스로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스펙, 고학력으로 대변되는 현재 취업시장에서 인사담당자로서 지원자들의 “스펙”을 보고 평가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인문/경영 지원자들의 학점과 어학 점수가 너무나 인플레 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점수화된 부분을 기업에 따라 선호하고 혹은 평가/반영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지만, 최근 채용의 트렌드는 학점이나 어학 등의 스펙이 아니라,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것입니다.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너무나 똑같은 입사 지원서, 자기소개서에서 지원자 특유의 색깔을 찾는 것이 점점 힘든 것 같습니다.
“지원자들 필터링 하나요?”, “자기소개서는 읽어봅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세상에서 필요 없는 것을 요구하는 회사는 없다.”라고 대답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잘 쓰여진 자기소개서는 지원자를 부각시키고 합격의 길로 이끌어 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그 속의 내용을 알차게 자기 이야기를 닮아 쓰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유래 없던 취업난에서 치열하게 4년의 대학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7~8년의 대학시절 동안 그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본인이 노력한 진수를 진솔이 담아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5. 마무리 하면서
취업에 있어서 정답(正答)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다른 인사담당자들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대학시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색깔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험하지 못한다면 스스로가 무엇을 잘하는 지, 어떤 잠재력이 있는 지 알기 어렵습니다. 대학은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의 사고를 넓히는 곳이지, 취업만을 준비하는 곳은 아닙니다. 또한 현재 기업은 틀에 박힌 공부만 하고 정답만을 찾는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열정을 가진 인재를 찾고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우수한 인재를 찾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똑같은 정답만을 공부한 다른 학생들보다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인문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에 저는 항상 자부심을 느끼며, 또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시장의 현실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인문학도로서 큰 자부심을 가지길 선배로서 바랍니다. 스스로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잘 준비하여 원하시는 꿈을 꼭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면으로나마 부족한 저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게 생각됩니다. 필력이 부족하여 다소 산만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드리며,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ju_hyun2@hanmail.net)
-프로필-
‘02년 3월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입학
‘10년 2월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0년 1월 ㈜LG화학 입사
‘10년 12월 ㈜두산 정보통신 HR팀 입사
‘12년 5월 ㈜두산 정보통신 HR팀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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